
속초시가 북부권(장사동 일대) 고도제한을 완화하며 초고층 개발의 문을 열었다. 시는 이를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부르지만, 정작 시가 내세워온 '9분 콤팩트시티' 구호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찬성 측 논리는 분명하다. 속초는 인구 감소와 관광 편중 산업구조로 세수 기반이 취약하다. 대형 개발사업 유치는 곧 세수와 일자리, 지역 소비로 이어질 수 있고, 노후한 북부권 정비의 현실적 재원은 민간 개발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고도제한이라는 낡은 규제를 걷어내는 것이 실용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비판 측 논리도 만만치 않다. 속초는 이미 해안가 무분별 개발과 고층 아파트로 조망권이 훼손되고 미분양이 쌓인 경험이 있다.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병원·마트·대중교통·주차장 같은 생활 인프라이지 초고층 건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콤팩트시티는 홍보 행정용 구호일 뿐, 실제 정책은 정반대로 간다"는 비판은 시의회에서도 제기됐다.
결국 쟁점은 하나로 모인다. 개발 이익이 시민 생활의 질로 얼마나 환원되느냐다. 특혜성 규제 완화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책임은 시에 있고, 그 증명 없이는 "콤팩트시티"라는 구호도, "고도제한 완화"라는 결정도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